자사주 매입 등 적극적 주주환원책 부재…60% 소액주주 표심 향방 주목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사진/한진그룹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사진/한진그룹

국민연금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대한항공 사내이사 선임에 반대 의사를 나타냈다. 조 회장이 주주들의 이익을 챙기는 데 소홀했다는 점을 이유로 들고 있어, 이에 대해 소액주주들의 표심이 어떻게 반응할지 관심을 쏠리고 있다.

15일 국민연금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는 지난 14일 제4차 위원회를 개최해 대한항공 정기 주주총회의 안건 중 조원태 대표이사의 사내이사 재선임에 반대표를 행사하겠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조 회장이 "주주권익 침해 행위에 대한 감시의무를 소홀"했다고 평가했다.

이와 함께 국민연금은 대한항공 이사보수한도 승인 안건에 대해 "보수금액이 경영성과에 비춰 과다하다"며 이 또한 반대의사를 표했다. 대한항공은 이사들에 대한 보수 최고 한도액을 90억원으로 설정해 놨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말 기준 대한항공 지분 7.61%를 보유하고 있다. 이는 한진칼 26.13%를 비롯해 대한항공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27.02%와 19.41%p 차이다.

이 차이는 소액주주들의 표심에 따라 얼마든지 뒤집힐 수 있다. 대한항공 지분율 중 소액주주 비율은 60.14%로 대다수를 차지한다. 주요 주주로는 한진칼과 국민연금, 3.27%를 보유한 우리사주조합 정도다.

소액주주들의 표심은 당장 주가도 영향을 준다. 대한항공 주가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2021년 6월 11일 3만5100원에서 지난해 10월 1만9220원까지 떨어졌다. 이후 조금 반등했지만 지난해 말 2만4000원에서 또 다시 하락세를 보이는 중이다.

부족한 주주환원책도 소액주주들의 표심을 얻는데 힘든 요소다. 대한항공은 2019년부터 2021년까지 3년 동안 배당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2022년과 2023년 보통주 기준 주당 750원을 배당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2023년부터 2025년까지 별도 재무제표 기준 현금배당성향을 30% 이내에서 지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자사주 매입과 소각 같은 적극적인 주주환원책이 나오지 않으면서 주주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자사주신탁을 포함한 자사주 보유량은 47주다.

여기에 주가는 지지부진하지만 조원태 회장의 보수가 크게 오른 점도 주주들은 지적하고 있다.

대한항공에 따르면 조원태 회장의 지난해 보수는 총 39억1700만원으로, 이중 급여가 32억7700만원, 상여가 6억3900만원이다. 조 회장의 급여는 2022년 23억8700만원 대비 8억8900만원(37.2%)이 올랐고, 총보수로는 15억2900만원(64.0%) 증가했다.

한편 위원회는 수책위는 포스코홀딩스의 장인화·정기섭·김준형·김기섭 사내이사, 유영숙·권태균 사외이사 선임과 재무제표 승인 등 다른 안건에 대해서는 '찬성'을 결정했으며, 삼성물산의 이익배당과 이익잉여금처분 계산서 승인 안건에 대해서는 장기적인 주주가치 제고에 더 부합하는 이사회 안에 찬성하고, 자기주식 취득 건은 취득 규모가 과다한 점을 고려해 반대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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